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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 SENIOR STORY 우아하고 멋지게 나이 드는 법

등록일 2018-02-01

우아하고 멋지게 나이 드는 법
나이 든다는 것은 성숙을 의미한다. 시니어는 인생에서 정신의 성숙기를 맞이한 세대다. 전문가들은 사람이 정말로 철드는 나이는 60~75세라 말한다. 그렇다면 제대로 철들기 시작한 우리는 어떤 일상을 누려야 할까.



사람은 누구나 우아하게 나이 들기를 원한다. 과거 선배 세대에게 느낀 답답함을 나는 답습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다. 그렇다면 우아하게 나이 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여기, 은퇴 후 두 번째 인생을 맞이한 사람이 새겨봐야 할 조언이 있다. “내 지식이 다른 사람에게 필요하고, 또 다른 사람의 지식은 내게 필요하다. 내가 아는 것을 가르치고 내가 모르는 것은 남에게 배운다.” 수년 전 영국에서 유행한 ‘U3A’의 교육 원리다. U3A는 ‘University of the 3rd Age’의 약자다. 제3의 인생, 세 번째 나이는 무엇을 뜻할까? 이 단어에 대한 학술적 정의는 학자마다 다른데, 대개 40~50대 이후의 삶을 뜻한다. 인생의 첫 번째 직업을 끝마치는 시기,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말을 빌리면 ‘인생 이모작’을 시작하는 시기다. 영국에는 수많은 U3A가 있다. 강사들은 모두 자원봉사자고, 학생들은 한 달에 1만원 정도의 푼돈을 회비로 낸다. 이 회비는 장소 사용료나 소모품 구입비 등 최소한의 경비로 쓰인다. U3A는 어른들의 자기 계발 커뮤니티로, 구성원들이 각자 좋아하는 일과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발견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곳이다. 이런 활동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 미국 <타임>과 CNN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현대인의 62%는 여가 시간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내가 어떤 일에 열정을 쏟으면서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이런 고민이 필요하다. 출퇴근과 자녀 양육에 쫓겨 전쟁처럼 하루하루를 치러낸 과거에는 그럴 수 없었더라도 이제는 온전히 나 자신에게 초점을 맞춰 인생을 바라봐야 한다. 그 관점으로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그것이 시니어가 갖춰야 할 자신에 대한, 그리고 세상에 대한 예의다.

해야 할 일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자
기억의 추를 잠시 뒤로 돌려보자. 과거에는 재미있는 일이나 신나는 일을 찾기 어려웠다. 꼭 해야 할 일, 잘해낼 일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숙제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 숙제다. 그래야 시니어의 삶이 지루하거나 무의미해지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 U3A의 취지를 우리나라에 도입한 곳이 있다. ‘아름다운인생학교’다. 이곳의 설립자인 백만기 교장은 저서를 통해 “인생 전반기가 가족 부양에 필요한 일을 해야만 한 시기라면, 인생 2막은 그런 의무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시기”라고 조언한다. 아울러 “은퇴 준비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는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일이며, 그것만 찾을 수 있다면 은퇴 준비의 반은 이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흥미롭다고 생각하는 일, 예전에 해보고 싶었지만 포기했던 일,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그리고 그 일을 당장 시작하자.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좋다. 몰두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악기를 연주하거나 사진을 찍어도 좋고 그림이나 독서, 여행 등 무엇이든 좋다. 배우자나 친구, 취미를 공유하는 사람과 함께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것도 추천한다. 시간을 의미 있게 채우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다. 폴란드 시인 노르비트는 인생을 행복하게 가꾸기 위해서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째는 먹고사는 일, 둘째는 인생을 걸 만큼 재미있는 일, 셋째는 의미 있는 일이다. 먹고사는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상태의 시니어라면 흥미롭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일을 시작한다면 스스로에게 투자할 수 있는 여가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좋다. 일본에서 60대 여성을 대상으로 행복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별다른 목적 없이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행복지수가 매우 낮았다. 반면 공부를 시작한 사람, 취미 활동을 하는 사람, 그리고 봉사 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행복지수가 높았다. 직장에 얽매여서, 또는 자녀 교육을 위해 애쓰느라 그동안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자.

EDITOR 배효은, PHOTO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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